패치워크는 올해 도시에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 왔습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도시실험'이라는 개념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어렵지만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온라인으로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을 이끌고 있는 마틴(Martijn de Waal)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청해 들었는데요. 배울 점이 많은 이야기라 이곳에도 기록해 봅니다.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은 디자이너, 학생,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지방 정부, 시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협력하여, 디자인과 기술이 공공생활(civic life)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이들은 '함께 살아가기(living together)'라는 큰 질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기술이 도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살피고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하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틴이라고 합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응용과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요.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이라고 하는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도시를 시민과 함께 공동 설계할 수 있는가?'를 실제 도시에서 실험한 연구·디자인 프로젝트, The Hackable City. 암스테르담 북쪽 Buiksloterham이라는 지역을 도시 실험지로 지정하고 지역 커뮤니티가 도시 계획에 개입하는 과정을 설계하고 실험했다. 주어진 시스템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조합해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드는 시민적 창의성(Civic Hacking)을 도시에 적용한 사례다. 사진 출처 Civic Interaction Design.
오늘 저는 디지털이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라는 말은 10년 전에 등장했고,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경제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는 여러 움직임으로 전개되어 왔는데, 접근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어반 커먼즈(Urban Commons)도 있었고, 래디컬 시빅스(Radical Civics )도 있었고요. 도넛 경제(Doughnut Economics) 그리고 페미니스트 경제(Feminist Economics)도 있었습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모두 지금의 경제 체제를 다른 방식으로 조작해보자는 공통의 목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효율성 중심, 수익 중심, 거래 중심의 경제에서 사회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경제 집단이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제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이 얘기만 들으면 무척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보면, 특히 서구에서는 개인이 중심에 있는 것이지 집단적인 웰빙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제도가 만들어지고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여기서 파생되는 사람들의 여러 개인적인 활동들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경제를 바꾸자고 한다면 이 모든 레이어를 다 바꿔야 하거든요. 그 시작점이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의 일상적인 실천(practice)'을 바꾸는 겁니다. 그래서 그 위에 프로토콜(작동 방식)과 인프라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데요.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꿔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상위 개념을 변화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돈과 투자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거래 방식, 가치관의 거래 방식 또는 거래라는 가치를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게 될 때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요. 그 안에는 단순히 물질의 가치뿐 아니라 다른 가치들도 많이 들어 있잖아요. 환경적인 가치, 사회적인 가치, 평등과 같은 것에 대한 비용까지도 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시스템이 변화해야 하고, 가치 시스템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거버넌스의 변화로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향하는 변화의 지향점은 '돈을 다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실 돈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돈의 기능에 대해서도 다시 디자인하는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화폐라는 것이 그냥 가치를 담은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물질적인 것 외에도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것들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천 원이 있으면 언제든지 그 가치를 가진 물건과 교환할 수 있었다면 미래의 시스템에서는 천원을 일요일에만 쓸 수 있다거나, 유기농 슈퍼마켓에서만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죠. '그게 가능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많은 실험들이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에서는 정부가 그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화폐가 아니어도 여러 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새로운 종류의 화폐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장 오래된 것이 항공 마일리지가 될 겁니다. '홈 익스체인지'라고 하는 플랫폼에서는 누가 우리 집에 와서 머무르면 내가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를 받습니다. 그 포인트를 가지고 플랫폼 안에 있는 다른 집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되는 거죠. 돈의 거래가 전혀 없는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변동적인 가격 정책도 가능합니다.
서비스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인데요. 네덜란드에서 사용되는 한 주차 앱에서는 주차를 해놓고 날씨가 좋으면 주차비가 올라가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주차비가 내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몇년 전 어느 보험사 본 사례인데요. 보험에 가입을 하려고 하면 페이스북 프로필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느낌표가 몇 개가 있는지 세어보고 느낌표가 많을수록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을 적용했죠. 중국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유사한 시스템으로는, 여러분이 하는 여러 행위들이 시스템에 입력이 되고 평판이 점수화되어서 집을 살 때나 구직 활동을 할 때 그 점수가 작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의 시스템과 달리 가치에 '평판(Reputation)'이 들어가는 겁니다. 여러 상황의 조건들이 들어가 가치를 형성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이동해 가고 있습니다.
국가 감시 체제에 활용되는 경우들은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은 아니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탐색해 보고자 합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실험들을 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를 보여드리면 '테라 제로'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시스템은 '숲이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을까'를 실험한 것이었는데요. 시스템상으로 숲이 사람들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합니다. 라이센스를 받은 사람은 통나무를 베어갈 수 있게 되는데요. 그러려면 숲에 유익한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이 되면 위성 사진을 찍어서 분석했을 때 이 숲에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숲이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목재 활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게 됩니다.

저희는 이러한 논리를 활용해 경제를 해체해서 경제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까지 분석을 해봤습니다. 수요(Demand)와 공급(Supply)은 가장 기본적인 경제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아래쪽을 보면 제 3자(Third Parties)가 있습니다. 경제 활동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를 의미하는데요.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비용이 전가되는 겁니다. 그리고 상단에도 제 3자(Third Parties)가 있습니다. 중개와 매개의 역할을 하는 제 3자인데요. 여러분이 어떤 약사로부터 약을 살 때 반드시 의사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 주체들이 중간에 모여 거버넌스 프로토콜, 트랜잭션 프로토콜을 구상하는 구성원이 됩니다.
트랜잭션 프로토콜은 교환 활동과 관련된 기본적인 룰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업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특정한 호수나 어장이 있겠죠. 거기에서 여러분이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갯수를 기준값으로 설정해 두는 겁니다. 거버넌스 프로토콜은 그런 기준값을 정할 권한을 가진 커뮤니티를 말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조금 복잡해집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이 한 표를 행사할 것인가, 아니면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조금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권한을 얻게 할 것인가를 커뮤니티 내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주체들은 3개의 선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첫번째는 커런시(Currency) , 화폐입니다. 화폐는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이고 교환하는 수단입니다. 두번째는 커런트시스(Current-sees), 이건 시스템과 그 주체들의 현황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고요. 토큰(Tokens)이 있습니다. 조건이 주어진 상태에서 쓰여지는 수단을 말하는 건데요. 자원봉사를 하면 브로콜리를 가져간다거나 투표권을 하나 더 받는다는 규칙, 브로콜리를 가져가려면 소득이 얼마 이하여야 한다 등 참여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합의한 룰에 해당되는 사항이 되겠습니다.
이 세 가지 구성 요소로 다양한 곳에서도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를 지향하면서 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건 제가 확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만, 시도해볼 만 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것을 한다고 할 때의 리스크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모든 것을 거래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모두 공식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은 저희가 지향하는 것이 경제를 사회화하자는 것인데 지금 사회화되어 있는 것들이 모두 경제화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 어떤 활동에 대한 보상을 하게 되잖아요. 크레딧을 주게 되면 권리나 우선순위를 리워드로 줄 수 있게 되는데, 사람들의 순수한 내부적 동기를 훼손할 위험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 모든 규칙들을 소프웨어상의 프로토콜로 만들어두게 되면 시스템상에서 그게 돌아가게 될 텐데 사실상 예외를 두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외를 둬야 하는 상황임에도 예외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정으로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과연 이런 상태를 원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 부분에 있어서 무엇을 피할 것인가를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패치워크는 올해 도시에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 왔습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도시실험'이라는 개념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어렵지만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온라인으로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을 이끌고 있는 마틴(Martijn de Waal)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청해 들었는데요. 배울 점이 많은 이야기라 이곳에도 기록해 봅니다.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은 디자이너, 학생,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지방 정부, 시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협력하여, 디자인과 기술이 공공생활(civic life)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이들은 '함께 살아가기(living together)'라는 큰 질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기술이 도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살피고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하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틴이라고 합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응용과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요. 시빅 인터랙션 디자인(Civic Interaction Design)이라고 하는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도시를 시민과 함께 공동 설계할 수 있는가?'를 실제 도시에서 실험한 연구·디자인 프로젝트, The Hackable City. 암스테르담 북쪽 Buiksloterham이라는 지역을 도시 실험지로 지정하고 지역 커뮤니티가 도시 계획에 개입하는 과정을 설계하고 실험했다. 주어진 시스템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조합해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드는 시민적 창의성(Civic Hacking)을 도시에 적용한 사례다. 사진 출처 Civic Interaction Design.
오늘 저는 디지털이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라는 말은 10년 전에 등장했고,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경제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는 여러 움직임으로 전개되어 왔는데, 접근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어반 커먼즈(Urban Commons)도 있었고, 래디컬 시빅스(Radical Civics )도 있었고요. 도넛 경제(Doughnut Economics) 그리고 페미니스트 경제(Feminist Economics)도 있었습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모두 지금의 경제 체제를 다른 방식으로 조작해보자는 공통의 목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효율성 중심, 수익 중심, 거래 중심의 경제에서 사회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경제 집단이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제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이 얘기만 들으면 무척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보면, 특히 서구에서는 개인이 중심에 있는 것이지 집단적인 웰빙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제도가 만들어지고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여기서 파생되는 사람들의 여러 개인적인 활동들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경제를 바꾸자고 한다면 이 모든 레이어를 다 바꿔야 하거든요. 그 시작점이 어디인가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의 일상적인 실천(practice)'을 바꾸는 겁니다. 그래서 그 위에 프로토콜(작동 방식)과 인프라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데요.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꿔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상위 개념을 변화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돈과 투자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거래 방식, 가치관의 거래 방식 또는 거래라는 가치를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게 될 때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요. 그 안에는 단순히 물질의 가치뿐 아니라 다른 가치들도 많이 들어 있잖아요. 환경적인 가치, 사회적인 가치, 평등과 같은 것에 대한 비용까지도 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시스템이 변화해야 하고, 가치 시스템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거버넌스의 변화로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향하는 변화의 지향점은 '돈을 다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실 돈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돈의 기능에 대해서도 다시 디자인하는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화폐라는 것이 그냥 가치를 담은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물질적인 것 외에도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것들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천 원이 있으면 언제든지 그 가치를 가진 물건과 교환할 수 있었다면 미래의 시스템에서는 천원을 일요일에만 쓸 수 있다거나, 유기농 슈퍼마켓에서만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죠. '그게 가능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많은 실험들이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에서는 정부가 그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화폐가 아니어도 여러 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새로운 종류의 화폐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장 오래된 것이 항공 마일리지가 될 겁니다. '홈 익스체인지'라고 하는 플랫폼에서는 누가 우리 집에 와서 머무르면 내가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를 받습니다. 그 포인트를 가지고 플랫폼 안에 있는 다른 집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되는 거죠. 돈의 거래가 전혀 없는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변동적인 가격 정책도 가능합니다.
서비스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인데요. 네덜란드에서 사용되는 한 주차 앱에서는 주차를 해놓고 날씨가 좋으면 주차비가 올라가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주차비가 내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몇년 전 어느 보험사 본 사례인데요. 보험에 가입을 하려고 하면 페이스북 프로필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느낌표가 몇 개가 있는지 세어보고 느낌표가 많을수록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을 적용했죠. 중국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유사한 시스템으로는, 여러분이 하는 여러 행위들이 시스템에 입력이 되고 평판이 점수화되어서 집을 살 때나 구직 활동을 할 때 그 점수가 작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의 시스템과 달리 가치에 '평판(Reputation)'이 들어가는 겁니다. 여러 상황의 조건들이 들어가 가치를 형성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이동해 가고 있습니다.
국가 감시 체제에 활용되는 경우들은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은 아니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탐색해 보고자 합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실험들을 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를 보여드리면 '테라 제로'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시스템은 '숲이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을까'를 실험한 것이었는데요. 시스템상으로 숲이 사람들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합니다. 라이센스를 받은 사람은 통나무를 베어갈 수 있게 되는데요. 그러려면 숲에 유익한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이 되면 위성 사진을 찍어서 분석했을 때 이 숲에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숲이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목재 활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게 됩니다.
저희는 이러한 논리를 활용해 경제를 해체해서 경제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까지 분석을 해봤습니다. 수요(Demand)와 공급(Supply)은 가장 기본적인 경제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아래쪽을 보면 제 3자(Third Parties)가 있습니다. 경제 활동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를 의미하는데요.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비용이 전가되는 겁니다. 그리고 상단에도 제 3자(Third Parties)가 있습니다. 중개와 매개의 역할을 하는 제 3자인데요. 여러분이 어떤 약사로부터 약을 살 때 반드시 의사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 주체들이 중간에 모여 거버넌스 프로토콜, 트랜잭션 프로토콜을 구상하는 구성원이 됩니다.
트랜잭션 프로토콜은 교환 활동과 관련된 기본적인 룰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업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특정한 호수나 어장이 있겠죠. 거기에서 여러분이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갯수를 기준값으로 설정해 두는 겁니다. 거버넌스 프로토콜은 그런 기준값을 정할 권한을 가진 커뮤니티를 말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조금 복잡해집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이 한 표를 행사할 것인가, 아니면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조금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권한을 얻게 할 것인가를 커뮤니티 내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주체들은 3개의 선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첫번째는 커런시(Currency) , 화폐입니다. 화폐는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이고 교환하는 수단입니다. 두번째는 커런트시스(Current-sees), 이건 시스템과 그 주체들의 현황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고요. 토큰(Tokens)이 있습니다. 조건이 주어진 상태에서 쓰여지는 수단을 말하는 건데요. 자원봉사를 하면 브로콜리를 가져간다거나 투표권을 하나 더 받는다는 규칙, 브로콜리를 가져가려면 소득이 얼마 이하여야 한다 등 참여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합의한 룰에 해당되는 사항이 되겠습니다.
이 세 가지 구성 요소로 다양한 곳에서도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시빅 이코노미(Civic Economy)를 지향하면서 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건 제가 확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만, 시도해볼 만 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것을 한다고 할 때의 리스크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모든 것을 거래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모두 공식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은 저희가 지향하는 것이 경제를 사회화하자는 것인데 지금 사회화되어 있는 것들이 모두 경제화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 어떤 활동에 대한 보상을 하게 되잖아요. 크레딧을 주게 되면 권리나 우선순위를 리워드로 줄 수 있게 되는데, 사람들의 순수한 내부적 동기를 훼손할 위험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 모든 규칙들을 소프웨어상의 프로토콜로 만들어두게 되면 시스템상에서 그게 돌아가게 될 텐데 사실상 예외를 두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외를 둬야 하는 상황임에도 예외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정으로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과연 이런 상태를 원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 부분에 있어서 무엇을 피할 것인가를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