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WE WORK TOGHTHER'. 패치워크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대화는 슈퍼소닉 스튜디오와 함께 나누어 보았어요. 인디음악을 경험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그룹이자 매년 배다리에서 다양한 실험을 함께 펼치는 동료들이죠. 요즘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패치워크와 왜 함께 하는지, 그리고 지금 함께 하는 일에서 무엇을 실험하고 싶은지를 질문했습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일과 삶을 연구하고 연결하는 사람들
요즘 ‘슈퍼소닉 스튜디오’라는 팀을 어떤 말로 소개하는 편인가요?
주희 요즘은 저희를 소개할 때 ‘우리의 모든 관심사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말로 시작해요. 시스템을 따라 짜여진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나가는 독립적인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저희는 특히 인디음악가와 크리에이터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고요. 그들이 만나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함께 해야 한다’고 점점 더 느끼고 있거든요.



슈퍼소닉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다양한 인디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고 나만의 취향을 찾아보는 <인디스모먼트 클럽>,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인디음악가들의 세계를 경험하고 교류하는 기획공연 <인디스모먼트 라이브 : 어디서든 나만의 방식으로> 현장의 모습. 사진은 문화역서울284 RTO (백승균 촬영).
슈퍼소닉 스튜디오에게는 ‘교류’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처음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인디음악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인디음악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마음이 점차 ‘교류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쪽으로 확장된 계기가 있을까요?
영진 ‘그냥 다 똑같은 사람들이구나’ 생각하게 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저는 음악가에 대한 존경이 큰 사람이었거든요. 나와는 다른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과 내가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꿈만 같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열심히 자기 자리에서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졌어요.
예전에는 인디음악가들의 멋있는 ‘결과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는데, 그들의 삶을 소개하다보니 창작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고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고 싶었고, 역으로 우리도 도와달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희 저는 원래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교류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기도 하고요. (웃음)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모두에게는 빈틈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다보니 각자의 빈틈이 보이고, 그 사람이 그런 빈틈을 다른 사람과 협업하면서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를 보다보니 ‘독립적이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수구나’라는 걸 저절로 학습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요즘은 ‘교류’가 슈퍼소닉 스튜디오의 새로운 일의 영역이 된 것 같아요. 해외 뮤지션을 국내에 초청해서 소개하기도 하고, 해외에서 국내 뮤지션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대만 아티스트들과 런던에서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잖아요. 그 과정에서 흥미를 갖게 된 것이나 발견하게 된 것이 있나요?
주희 저는 음악과 또 다른 장르의 예술, 또는 아예 다른 분야와의 융합에 관심을 더 갖게 됐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한국이면 한국, 대만이면 대만, 이렇게 나라마다의 특징이 나뉘어져 있었다면 요즘에는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협업할수록 시너지가 더 커지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영진 저희가 교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목적을 가지고 다가가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희는 오히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과 친해지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저희가 생각보다 저돌적이지 않아요. 쑥스러움도 많고요. (웃음) 상대방이 나에게 다가올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그걸 뚫어낼려고 하지 않아요. 의도를 가진 만남이나 위계가 있는 관계 맺기는 잘 못해요.
두 분에게는 ‘우리가 정말로 친구가 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까 ‘독립적으로 활동하려면 연결이 꼭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두 분도 실제로 ‘연결’로 인한 성장이나 전환을 경험한 적 있었는지 궁금해요.
영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사실 다 사람들과 연결되었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 같아요. 저희가 ‘인디스모먼트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운영할 때 한 명이 오기도 하고, 다섯 명이 오기도 하고, 아무도 안 올 때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그 한 명 한 명을 소홀히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지금도 연결되어서 같이 일하고 있어요. 저희에게 소중한 파트너가 되어준 대만의 ‘주디’, 태국의 ‘떠이’도 그렇게 만났죠.
이 사람들과 비즈니스적으로 뭔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어나간 관계가 아님에도 자연스럽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졌어요. 돌아보면 우리가 이 친구들을 늘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관계가 되었고 해외에 많은 동료들을 든든하게 가지고 있게 된 것 같아요. 올해도 필리핀에서 초청을 받아서 해외에 가게 되었는데요. 이런 일들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에요.
주희 중요한 건 이런 귀한 사람들을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죠. (웃음)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요즘 생각하는 거예요.
각자의 이상함을
이해 받을 수 있는 곳
이제 두 분이 처음 배다리에 오게 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두 분이 진행했던 <유러피안 에코백 아카이브> 전시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곳에 초대한 게 시작이었어요.
영진 그 전시 할 때도 오신다고 한 분들마다 연락을 해서 한 분 한 분 도슨트를 해드렸어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하는데도요. (웃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던거죠.
그게 2022년이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매년 다양한 방식으로 이곳에서 활동하게 되었잖아요. 가끔 첫 순간을 떠올리면 신기해요. 처음 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기억나세요?
주희 이 동네에 저희를 초대한 게 너무 신기했어요. 배다리라는 동네가 어떤 동네이길래 여기서 뭔가를 하고 계신건지 엄청 궁금했고요.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서 일을 한다는거지?
영진 저는 인천 사람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신기했어요. 이 동네에서 학교를 다녔거든요. 배다리로 책도 팔러 왔었고요. 그런데 대학교를 가면서부터는 계속 서울에 있었고 인천을 완전히 벗어나서 살았죠. 인천은 저에게 ‘성장했던 곳’이지 ‘일하는 곳’은 아니었거든요.
그때 처음 같이 했던 프로젝트가 ‘가상의 북 페스티벌’이라는 컨셉으로 북토크를 한 거였어요. 두 분이 그때 지역의 책방을 다 돌아다니면서 경험하고 가이드 맵을 만들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때는 어떠셨어요?
주희 그걸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엄청 재미있었어요. 사실 다 가짜잖아요. 가짜지만 실존하는 것처럼 만드는 재미가 컸어요. 맵을 만들었던 건, 여기는 이런 게 좋은건데,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가면 안타깝거든요. 진짜 좋은 걸 경험하지 못하고 가면 속상해요.


처음 배다리에서 진행했던 체험형 북토크 <살고 싶은 문화를 찾아 떠난 여행>.
그 뒤로 친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진(zine)’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우리도 이걸 만들어보자’면서 미친듯이 창작을 하기 시작했죠.
주희 항상 저희끼리 이야기하는 건데요. 만약 우리 둘이서만 방 안에서 ‘진 너무 재미있다! 좋다!’ 이러면서 했으면 지금처럼 오래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이걸 배다리에 와서 해리님이랑 이야기를 하고 프로젝트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걸 지금까지 한 것 같아요. 이게 이렇게까지 확장이 될 줄 몰랐어요. 사실 그때 저희는 두번째 책을 언제 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거든요. 사람들이 다 다음 책은 언제 내냐고 물어봤어요. 그러다가 진(zine)을 만난거죠. 진을 만들면서 더 많은 창작을 하게 되었고, 저를 떠나 남을 창작하게 만드는 일도 하게 되었는데 이건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가 위계질서를 힘들어하는데요. 만약 음악이나 마케팅 같은 걸 주제로 워크숍을 한다고 했으면 너무 부담돼서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도 모르고, 참가하는 사람들도 모르고. 서로 모른다는 전제 하에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해서 지금까지 이 활동을 이어오게 된 것 같아요.
영진 맞아요. 저희는 다른 사람의 아래에 있는 것도 힘들지만 위에 있는 것도 힘들어하거든요. (웃음)




슈퍼소닉 스튜디오는 패치워크와 함께 배다리를 거점으로 abc zine project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키워드의 진 메이킹 워크숍부터 기획 전시, 로컬 진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한국에서는 낯선 진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생각해 보니 진짜 같이 많은 걸 했네요. 진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온갖 창작자들을 다 초대해서 진 메이킹 프로젝트를 하고, 전시도 하고, 로컬 프로젝트도 했잖아요. 워낙 낯선 장르라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일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은데요.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진 처음에는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진 메이킹을 시작했는데요. 오히려 ‘로컬’이라는 주제로 진을 만드는 게 더 재밌었어요. 혼자서는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은 것을 진으로 만들게 하는 게 의미 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려운 주제를 쉬운 방법으로 풀어내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지역을 연구하고, 관찰하고, 그거 사실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걸 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게 좋았어요.
맞아요. 처음에는 ‘진(zine)’이라는 세계를 알리기 위한 일을 했다면 최근에는 진을 활용해서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왔던 것 같아요. 주희님은요?
주희 저는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에서 했던 ‘진 메이커스 마켓’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우리랑 진 만들던 사람들이 다 왔잖아요. 동창회처럼 모여서 하루종일 서로의 진을 열람하고, 시간대별로 즉석에서 진을 만들고… 이 자체가 이상하고 기묘했고요. 해외 사례들만 보다가 직접 사례를 만드는 느낌이 좋았어요. 저도 영진님이랑 비슷하게 너무 긴 호흡으로 진을 만들었던 것보다 랜덤한 주제로 진을 만든다든지, 동네 중국집에 가서 식사를 하면서 진을 만든다든지 이런 게 더 재밌었어요.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진 메이커스 마켓' 현장의 모습.
두 분이 매년 다른 주제로, 또는 다른 이유로 배다리에서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요. 어느날 문득 이게 궁금해지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여기에 왜 올까?’ 꽤 먼 거리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얻는 이득이 크지도 않은데 왜 계속해서 오시나요?
주희 저희가 하는 일이 사실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렵잖아요. 심지어 가까운 음악업계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여전히 100%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곳에 오면 저희를 이해해주는 두 사람이 있잖아요. ‘그래서 너희는 공연 기획자야?’, ‘레이블을 운영해?’, ‘음원 유통해?’ 하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저희가 생각해도 그럴만 하고요. 그런 저희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게 되게 큰 것 같아요. 우린 이해 받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니까요.
영진 그리고 훌륭한 커피가 있다는 거!
처음에는 저희 두 사람과 연결되면서 시작되었지만, 해가 갈수록 저희 말고도 동네 분들과도 연결되기 시작했잖아요. 그 과정에서는 어떤 걸 느꼈어요?
주희 일단 이 동네에는 정기가 흐른다고 해야 되나요? (웃음)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방식을 진짜 고집 있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거죠. 아, 우리가 이래서 여기에 오는 거구나. 두 분도 서울에서 활동을 하다가 여기로 온 이유가 이거구나. 그런 데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어요.
영진 저희도 지금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여기 왔을 때 훨씬 ‘우리 동네’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더 많이 느껴요.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마주치면 인사할 사람들도 있고요.
주희 안식처 같은 느낌이 있는 거죠. 외로이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슷한 사람이 있다’, ‘이해 받는다’는 그 느낌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와글와글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빈틈. 그 사이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어요.
구성원으로서
존중 받는 감각 만들기
두 분도 워낙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보니 궁금해지는데요. 이곳에서 하는 작업은 다른 곳에서 하는 작업과 어떻게 다른가요? 이곳에서만 가능한 일이 있나요?
주희 여기서 저희가 뭔가를 기획했을 때 오는 사람들이요. 몇 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도 계셨잖아요. 진짜 이 주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서 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지나가다 가볍게 들르는 게 아니라 진짜 이걸 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사람들.
영진 평소 패치워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또한 우리의 정신을 많이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할 때와는 다른 감정을 자주 느껴요.
주희 진 프로젝트도 그렇고요. 일반적으로 진행하게 되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벗어난 일이나 우리가 음악 영역에서 해왔던 방식을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보면 되게 이상한 일들이요. 그런데 여기서 하면 멋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거든요.
올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을 다시 하게 되었잖아요. 이번에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을 축제의 구성원으로 초대해서 마켓을 꾸리는 역할을 제안했는데요. 그 제안을 받아들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주희 그렇게 큰 고민은 없었어요. 제안을 주셨을 때 영국에 있었는데요. 그때도 우리와 비슷한 창작자들을 만나고 있었고, 이들과의 연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창작자들을 초대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구나, 우리가 재미있어 하고 영감을 얻는 사람들을 한 군데에 모을 수 있겠구나,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죠.
그리고 배다리에서 하는 거니까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어요. 배다리여야지 할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자극에 방해받지 않고, 이 이상한 배다리와 이상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분명히 이곳을 좋아할만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는지도 궁금해요.
주희 제가 마켓이나 페어에 참여했을 때 좋았던 건 그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참여자를 이해해주는 감각이었어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참여자의 입장을 이해해주면 되게 감사했고요. 물론 판매자로서 참여하는 행사에서 매출같은 숫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있다는 든든함이나 행사를 구성하는 파트너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뿌듯함이 저희에게는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초대하는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대하고 싶고, 이들이 이곳에서 서로 어우러졌으면 해요. 이 동네가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곳인지를 소개하고 싶기도 하고요.
'WHY WE WORK TOGHTHER'. 패치워크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대화는 슈퍼소닉 스튜디오와 함께 나누어 보았어요. 인디음악을 경험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그룹이자 매년 배다리에서 다양한 실험을 함께 펼치는 동료들이죠. 요즘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패치워크와 왜 함께 하는지, 그리고 지금 함께 하는 일에서 무엇을 실험하고 싶은지를 질문했습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일과 삶을 연구하고 연결하는 사람들
요즘 ‘슈퍼소닉 스튜디오’라는 팀을 어떤 말로 소개하는 편인가요?
주희 요즘은 저희를 소개할 때 ‘우리의 모든 관심사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말로 시작해요. 시스템을 따라 짜여진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나가는 독립적인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저희는 특히 인디음악가와 크리에이터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고요. 그들이 만나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함께 해야 한다’고 점점 더 느끼고 있거든요.
슈퍼소닉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다양한 인디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고 나만의 취향을 찾아보는 <인디스모먼트 클럽>,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인디음악가들의 세계를 경험하고 교류하는 기획공연 <인디스모먼트 라이브 : 어디서든 나만의 방식으로> 현장의 모습. 사진은 문화역서울284 RTO (백승균 촬영).
슈퍼소닉 스튜디오에게는 ‘교류’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처음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인디음악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인디음악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마음이 점차 ‘교류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쪽으로 확장된 계기가 있을까요?
영진 ‘그냥 다 똑같은 사람들이구나’ 생각하게 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저는 음악가에 대한 존경이 큰 사람이었거든요. 나와는 다른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과 내가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꿈만 같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열심히 자기 자리에서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졌어요.
예전에는 인디음악가들의 멋있는 ‘결과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는데, 그들의 삶을 소개하다보니 창작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고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고 싶었고, 역으로 우리도 도와달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희 저는 원래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교류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기도 하고요. (웃음)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모두에게는 빈틈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다보니 각자의 빈틈이 보이고, 그 사람이 그런 빈틈을 다른 사람과 협업하면서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를 보다보니 ‘독립적이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수구나’라는 걸 저절로 학습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요즘은 ‘교류’가 슈퍼소닉 스튜디오의 새로운 일의 영역이 된 것 같아요. 해외 뮤지션을 국내에 초청해서 소개하기도 하고, 해외에서 국내 뮤지션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대만 아티스트들과 런던에서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잖아요. 그 과정에서 흥미를 갖게 된 것이나 발견하게 된 것이 있나요?
주희 저는 음악과 또 다른 장르의 예술, 또는 아예 다른 분야와의 융합에 관심을 더 갖게 됐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한국이면 한국, 대만이면 대만, 이렇게 나라마다의 특징이 나뉘어져 있었다면 요즘에는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협업할수록 시너지가 더 커지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영진 저희가 교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목적을 가지고 다가가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희는 오히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과 친해지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저희가 생각보다 저돌적이지 않아요. 쑥스러움도 많고요. (웃음) 상대방이 나에게 다가올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그걸 뚫어낼려고 하지 않아요. 의도를 가진 만남이나 위계가 있는 관계 맺기는 잘 못해요.
두 분에게는 ‘우리가 정말로 친구가 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까 ‘독립적으로 활동하려면 연결이 꼭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두 분도 실제로 ‘연결’로 인한 성장이나 전환을 경험한 적 있었는지 궁금해요.
영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사실 다 사람들과 연결되었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 같아요. 저희가 ‘인디스모먼트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운영할 때 한 명이 오기도 하고, 다섯 명이 오기도 하고, 아무도 안 올 때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그 한 명 한 명을 소홀히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지금도 연결되어서 같이 일하고 있어요. 저희에게 소중한 파트너가 되어준 대만의 ‘주디’, 태국의 ‘떠이’도 그렇게 만났죠.
이 사람들과 비즈니스적으로 뭔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어나간 관계가 아님에도 자연스럽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졌어요. 돌아보면 우리가 이 친구들을 늘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관계가 되었고 해외에 많은 동료들을 든든하게 가지고 있게 된 것 같아요. 올해도 필리핀에서 초청을 받아서 해외에 가게 되었는데요. 이런 일들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에요.
주희 중요한 건 이런 귀한 사람들을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죠. (웃음)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요즘 생각하는 거예요.
각자의 이상함을
이해 받을 수 있는 곳
이제 두 분이 처음 배다리에 오게 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두 분이 진행했던 <유러피안 에코백 아카이브> 전시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곳에 초대한 게 시작이었어요.
영진 그 전시 할 때도 오신다고 한 분들마다 연락을 해서 한 분 한 분 도슨트를 해드렸어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하는데도요. (웃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던거죠.
그게 2022년이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매년 다양한 방식으로 이곳에서 활동하게 되었잖아요. 가끔 첫 순간을 떠올리면 신기해요. 처음 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기억나세요?
주희 이 동네에 저희를 초대한 게 너무 신기했어요. 배다리라는 동네가 어떤 동네이길래 여기서 뭔가를 하고 계신건지 엄청 궁금했고요.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서 일을 한다는거지?
영진 저는 인천 사람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신기했어요. 이 동네에서 학교를 다녔거든요. 배다리로 책도 팔러 왔었고요. 그런데 대학교를 가면서부터는 계속 서울에 있었고 인천을 완전히 벗어나서 살았죠. 인천은 저에게 ‘성장했던 곳’이지 ‘일하는 곳’은 아니었거든요.
그때 처음 같이 했던 프로젝트가 ‘가상의 북 페스티벌’이라는 컨셉으로 북토크를 한 거였어요. 두 분이 그때 지역의 책방을 다 돌아다니면서 경험하고 가이드 맵을 만들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때는 어떠셨어요?
주희 그걸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엄청 재미있었어요. 사실 다 가짜잖아요. 가짜지만 실존하는 것처럼 만드는 재미가 컸어요. 맵을 만들었던 건, 여기는 이런 게 좋은건데,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가면 안타깝거든요. 진짜 좋은 걸 경험하지 못하고 가면 속상해요.
처음 배다리에서 진행했던 체험형 북토크 <살고 싶은 문화를 찾아 떠난 여행>.
그 뒤로 친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진(zine)’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우리도 이걸 만들어보자’면서 미친듯이 창작을 하기 시작했죠.
주희 항상 저희끼리 이야기하는 건데요. 만약 우리 둘이서만 방 안에서 ‘진 너무 재미있다! 좋다!’ 이러면서 했으면 지금처럼 오래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이걸 배다리에 와서 해리님이랑 이야기를 하고 프로젝트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걸 지금까지 한 것 같아요. 이게 이렇게까지 확장이 될 줄 몰랐어요. 사실 그때 저희는 두번째 책을 언제 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거든요. 사람들이 다 다음 책은 언제 내냐고 물어봤어요. 그러다가 진(zine)을 만난거죠. 진을 만들면서 더 많은 창작을 하게 되었고, 저를 떠나 남을 창작하게 만드는 일도 하게 되었는데 이건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가 위계질서를 힘들어하는데요. 만약 음악이나 마케팅 같은 걸 주제로 워크숍을 한다고 했으면 너무 부담돼서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도 모르고, 참가하는 사람들도 모르고. 서로 모른다는 전제 하에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이 강해서 지금까지 이 활동을 이어오게 된 것 같아요.
영진 맞아요. 저희는 다른 사람의 아래에 있는 것도 힘들지만 위에 있는 것도 힘들어하거든요. (웃음)
슈퍼소닉 스튜디오는 패치워크와 함께 배다리를 거점으로 abc zine project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키워드의 진 메이킹 워크숍부터 기획 전시, 로컬 진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한국에서는 낯선 진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생각해 보니 진짜 같이 많은 걸 했네요. 진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온갖 창작자들을 다 초대해서 진 메이킹 프로젝트를 하고, 전시도 하고, 로컬 프로젝트도 했잖아요. 워낙 낯선 장르라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일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은데요.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진 처음에는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진 메이킹을 시작했는데요. 오히려 ‘로컬’이라는 주제로 진을 만드는 게 더 재밌었어요. 혼자서는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은 것을 진으로 만들게 하는 게 의미 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려운 주제를 쉬운 방법으로 풀어내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지역을 연구하고, 관찰하고, 그거 사실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걸 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게 좋았어요.
맞아요. 처음에는 ‘진(zine)’이라는 세계를 알리기 위한 일을 했다면 최근에는 진을 활용해서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왔던 것 같아요. 주희님은요?
주희 저는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에서 했던 ‘진 메이커스 마켓’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우리랑 진 만들던 사람들이 다 왔잖아요. 동창회처럼 모여서 하루종일 서로의 진을 열람하고, 시간대별로 즉석에서 진을 만들고… 이 자체가 이상하고 기묘했고요. 해외 사례들만 보다가 직접 사례를 만드는 느낌이 좋았어요. 저도 영진님이랑 비슷하게 너무 긴 호흡으로 진을 만들었던 것보다 랜덤한 주제로 진을 만든다든지, 동네 중국집에 가서 식사를 하면서 진을 만든다든지 이런 게 더 재밌었어요.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진 메이커스 마켓' 현장의 모습.
두 분이 매년 다른 주제로, 또는 다른 이유로 배다리에서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요. 어느날 문득 이게 궁금해지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여기에 왜 올까?’ 꽤 먼 거리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얻는 이득이 크지도 않은데 왜 계속해서 오시나요?
주희 저희가 하는 일이 사실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렵잖아요. 심지어 가까운 음악업계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여전히 100%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곳에 오면 저희를 이해해주는 두 사람이 있잖아요. ‘그래서 너희는 공연 기획자야?’, ‘레이블을 운영해?’, ‘음원 유통해?’ 하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저희가 생각해도 그럴만 하고요. 그런 저희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게 되게 큰 것 같아요. 우린 이해 받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니까요.
영진 그리고 훌륭한 커피가 있다는 거!
처음에는 저희 두 사람과 연결되면서 시작되었지만, 해가 갈수록 저희 말고도 동네 분들과도 연결되기 시작했잖아요. 그 과정에서는 어떤 걸 느꼈어요?
주희 일단 이 동네에는 정기가 흐른다고 해야 되나요? (웃음)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방식을 진짜 고집 있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거죠. 아, 우리가 이래서 여기에 오는 거구나. 두 분도 서울에서 활동을 하다가 여기로 온 이유가 이거구나. 그런 데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어요.
영진 저희도 지금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여기 왔을 때 훨씬 ‘우리 동네’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더 많이 느껴요.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마주치면 인사할 사람들도 있고요.
주희 안식처 같은 느낌이 있는 거죠. 외로이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슷한 사람이 있다’, ‘이해 받는다’는 그 느낌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와글와글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빈틈. 그 사이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어요.
구성원으로서
존중 받는 감각 만들기
두 분도 워낙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보니 궁금해지는데요. 이곳에서 하는 작업은 다른 곳에서 하는 작업과 어떻게 다른가요? 이곳에서만 가능한 일이 있나요?
주희 여기서 저희가 뭔가를 기획했을 때 오는 사람들이요. 몇 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도 계셨잖아요. 진짜 이 주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서 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지나가다 가볍게 들르는 게 아니라 진짜 이걸 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사람들.
영진 평소 패치워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또한 우리의 정신을 많이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할 때와는 다른 감정을 자주 느껴요.
주희 진 프로젝트도 그렇고요. 일반적으로 진행하게 되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벗어난 일이나 우리가 음악 영역에서 해왔던 방식을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보면 되게 이상한 일들이요. 그런데 여기서 하면 멋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거든요.
올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을 다시 하게 되었잖아요. 이번에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을 축제의 구성원으로 초대해서 마켓을 꾸리는 역할을 제안했는데요. 그 제안을 받아들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주희 그렇게 큰 고민은 없었어요. 제안을 주셨을 때 영국에 있었는데요. 그때도 우리와 비슷한 창작자들을 만나고 있었고, 이들과의 연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창작자들을 초대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구나, 우리가 재미있어 하고 영감을 얻는 사람들을 한 군데에 모을 수 있겠구나,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죠.
그리고 배다리에서 하는 거니까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어요. 배다리여야지 할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자극에 방해받지 않고, 이 이상한 배다리와 이상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분명히 이곳을 좋아할만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는지도 궁금해요.
주희 제가 마켓이나 페어에 참여했을 때 좋았던 건 그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참여자를 이해해주는 감각이었어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참여자의 입장을 이해해주면 되게 감사했고요. 물론 판매자로서 참여하는 행사에서 매출같은 숫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있다는 든든함이나 행사를 구성하는 파트너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뿌듯함이 저희에게는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초대하는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대하고 싶고, 이들이 이곳에서 서로 어우러졌으면 해요. 이 동네가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곳인지를 소개하고 싶기도 하고요.